역에서 나와서 삿포로 역사를 한번 찍어봤다. 역시나 눈에 띄는 건 별이 잔뜩 박혀있는 시계다.
삿포로의 상징처럼 삿포로 맥주를 비롯해서 택시 등등 여기저기 별이 많이 보인다.
삿포로는 홋카이도에서 젤 큰 도시일 뿐만 아니라 일본 전체에서도 5위에 해당하는 큰 도시라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정말 바둑판 모양으로 구획이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약도만 한장 있으면 길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주소만 있어도 찾기 쉬운 편이다.
역에 있는 비둘기를 보면 나는 성북역이 생각난다. 경춘선 열차를 타기 위해 성북역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자면 어찌나 비둘기가 많던지... 큼직하게 똥을 싸는 것도 싫고, 뻘건 발도 싫고, 걸을때 고개를 끄떡끄떡 하는 모양도 꼴보기 싫다. 결론은 난 비둘기가 싫다. 이게 왜 평화의 상징인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내가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저 아저씨 관리 좀 하셔야겠다... ㅎㅎ
삿포로 역사에 사이좋게 들러붙어 있는 다이마루(大丸) 백화점이다. 서쪽 개찰구 쪽으로 다이마루로 들어가는 문이 역내에도 있다. 밖에서 보니 무지 크구나... 근데 들어가 보질 않았네.
일본 백화점에 별로 관심이 없다. 어느게 괜찮은 브랜드인지도 전혀 모르거니와 일본 옷은 내 취향이 절대 아니다. 백화점 보다는 로프토(Loft) 같은 잡화점스러운 곳을 구경하는게 더 재밌다.
첫번째 목적지는 구홋카이도 도청이다.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지도를 보니 오도리공원(大通り公園) 가는 길목에 있길래 들러보기로 했다. 삿포로역에서 미나미구찌(南口)로 나와서 그대로 삿포로에키마에도오리(札幌駅前通り)로 직진하면 되겠다.
가는 길목에 담쟁이 넝쿨이 인상적인 세이부 백화점 건물이 보인다. 이상하게도 난 담쟁이 넝쿨이 있는 건물이 맘에 든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조금 유령의 집 같은 분위기도 있는 듯 하지만...
백화점 건물이라기엔 조금 특이한 생김새의 세이부... 밤이 되면 건물을 둘러싼 전구에 불이 들어와서 제법 독특한 분위기를 뽐낸다. (야경 사진은 첫째날 얘기가 끝날 무렵 등장할 듯...)
구 홋카이도 도청에 도착. 250만 개의 붉은 벽돌로 지어졌다는 이 건물은 아까렝가(赤レンガ : 붉은 벽돌)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는 더 많이 불리는 듯 하다. 실제로 건물 안 이정표에 적혀있기도 하다.
순전히 홋카이도산 건축재 만을 사용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현재의 건물은 1909년 화재로 내부가 전소된 이후, 남아 있는 골조와 벽면을 기반으로 재건한 것이라고 한다.
건물 안에는 각종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는데 들어가보진 않았다. 관람시간은 09:00~17:00. 무료.
정면에 있는 건물이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아왔다면, 이 연못은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왠지 연꽃이 피어 있는 도심 한폭판의 연못이 맘에 들었다.
여기서 한국인 바퀴벌레 한쌍을 만났으니... 뱅기도 같이 타고 온 사람이었다.
여자보고 저기 보이는 다리로 가서 이쁜짓 하라고 하고, 남자는 이쪽에서 큰소리로 포즈를 지시하며 사진을 찍다가 삼각대를 연못에 빠뜨렸다... ㅋㅋ
으찌나 고소하던지... (내가 좀 못되고 성질 더럽다... ㅠ.ㅠ)
다리를 건너가 보니 할머니 한분이 그림을 그리고 계셨다. 옆에 있는 분들은 친구분들??
한가롭고 평화롭고... 여튼 도심 한폭판에서 느끼기 힘든 여유로움과 편안함이 느껴져서 나도 한동안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가만히 보고 있었다.
건물을 한바퀴 둘러보고 아주머니 두분을 만나서 서로 사진찍어주기를 부탁하고, 도청사에서 나왔다.
이제 어디로 가나... 하다가 지도를 보니 젤 가까이 있는 것이 시계탑이네... 거기로 가지 뭐~~
삿포로는 아무 계획이 없구나... ㅋㅋ
지나다 보니 빨간 2층버스가 있다. 그것도 2층은 오픈카!!
이건 어찌 이용하는 버스??
주요관광지를 한바퀴 돌아준다면 뻥 뚫린 2층에 앉아서 한바퀴 도는 것도 좋을 듯...
삿포로 시계탑(時計台)이 눈 앞에 나오긴 했는데 젤 중요한 시계를 가려서야 그냥 집하고 다를게 없지 않은가... 명색이 삿포로의 상징이라는데 말이다.
만화에 나오는 듯 이쁜 건물이지만, 원래는 홋카이도 대학의 전신인 삿포로 농업고등전문학교의 군사훈련장으로 완공된 건물이라고 한다.
건물은 높고 큰데 앞의 인도는 좁고... 건너편에서 찍자니 나무에 가려서 젤 중요한 시계탑이 보이지 않고... 그럴땐 시계탑 맞은 편에 있는 건물로 가도록 한다.
친절하게도 "2층 시계탑 촬영 테라스에 어서오세요"라고 써두기까지... 꽤 귀찮을텐데 조금 감동먹었다. 테라스라는 곳이 레스토랑 영업에 방해를 주지 않을 정도의 장소이긴 하지만 말이다.
2층으로 올라가서 보면 한방에 건물이 다 들어온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지 대게의 일본인들은 시계탑 앞에서만 바글거리고 있었다. 100배 즐기기가 유용한 순간이었다.
1881년에 미국 하워드사에서 제작한 지금이 1.67m나 되는 대형 시계의 종소리는 4Km 밖에서도 들릴 정도였다는데 정말이려나?? 여튼 우렁찬 시계 소리 덕에 1888년에는 삿포로의 표준시계로 정해졌다고 한다. 09:00~17:00까지 입장료 200엔을 내면 안으로 들어가 130여년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시계의 내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한번 들어가 볼껄 그랬나... 저 시계가 그렇게 큰지 몰랐다. 작아 보였는데...
시계탑 앞에 대기중인 관광용 마차...
대부분의 사람이 신기해서 사진은 찍지만 타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오도리 공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순간 건물들 틈으로 뜻하지 않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삿포로 테레비탑(札幌テレビ塔)!!
히로유키상!! 천국에서 보고 있나요?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게 조금 코끝이 찡해지고 눈물이 핑 돌았다.
나도 그런 기분이 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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