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일본에 갔던 건 2005년 2월 설 연휴였다. 2004년 연말에 그냥 갑자기 일본에 가 볼까 싶어서, 티켓도 구하기 힘들어서 그 비싼 아시아나를 할인항공권도 아닌 걸 50만원 넘게 주고... ㅠ.ㅠ

그땐 환율도 1020원대였다... ^^;; 국내 여행도 한 적 없는 내가 무슨 깡으로 혼자 일본을... ㅎㅎ

J여동에서 알게 된 신이마미야 지역의 싸구려 비지니스 호텔 라이잔에서 묵었었다.

이름만 호텔이지 호텔의 시설은 아니지만 하룻밤 2,000엔이라는 초 저렴한 가격과 생각보다 깨끗하고 엄청 친절한 직원들한테 감동한... ^^

 

 

그때 매일 밤 프런트 옆에 있는 컴퓨터에서 노닥거리며 왼쪽의 타키가와 아저씨랑 오른쪽의 히데군이랑 수다 떨었던게 지금도 젤 즐거웠던 기억이다... ^^

돌아와서도 가끔 메일이나 전화로 소식을 주고 받았고, 히데군과는 몇번 MSN으로 대화를 한 적도 있다.

새해가 되면 연하장도 서로 교환하고...

라이잔 아들래미로 지금은 아주 본격적으로 일을 하는 것 같다. 라이잔 말고도 건너편에 있는 츄-오-(中央)랑 츄-오- 신관(中央新館), 근처의 100엔샵, 이번에 가니 패미리 마트도 생겼고... 전부 운영하는 어엿한 회사를 갖고 있는... ㅎㅎ 라이잔엔 일본 TV 방송에서도 여러 차례 취재를 와서 방송된 적이 있다. 물론 출연은 히데군이...

 

내가 돌아오던 날도 방송될 내용이 있었는데 니가타 지진으로 인해서 연기가 되었었고, 다른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나왔었다. 하마터면 나도 출연할 뻔... ㅎㅎㅎ 조금만 같이 찍자고 취재 나온 아저씨가 말해서 안된다고 막 도망다녔다... ㅋㅋㅋ 찍을 걸 그랬나... ㅋㅋㅋ

 

 

돌아오기 전날 저녁에 히데군과 만나서 원래는 알아 둔 오므라이스 집에 가려고 했는데, 약도를 챙기지 않아서 그냥 이자카야에 가서 한잔 하기로...

 

 

우선 생맥주를 시키고 같이 딸려 나온 기본 안주...

내가 일본에 와서 거의 먹질 못했다니 무생채 처럼 생긴 건 한국식일 거라고 먹어보라고...

그러나 맛은 영~~~ 한국식이 아니었다. 자꾸 먹으라고 해서 처음으로 죽순도 먹어보고...

저 정체 모를 이상한 것도 조금 먹어보고... ㅎㅎ

원래 내가 안먹던건 죽어도 안먹는 사람인데, 히데군 성의를 봐서 열심히 먹었다... ^^;;

 

 

 

사진 찍겠다니 얼굴 굳히고 폼잡은 히데군...

 

 

웃으라니까 미묘하게 미소를...

 

 

활짝 웃어야 귀엽다니까 이런 애교를... ㅎㅎ

 

 

주문한 민치까스랑(그러나 뭐가 잘못된건지 그냥 감자 고로케였다... ㅠ.ㅠ), 그리고 히데군이 주문해 준 무슨 모찌라고 했는데... 맛있었다. 닭튀김은 고기는 없고, 가슴살에 붙어 있는 하얀 물렁뼈를 튀긴 것이다. 맛있다고 먹어보라 했는데, 난 튀김옷만 벗겨 먹고 뼈는 버리니까 웃더라... ㅋ

 

 

 

뭔진 모르겠지만 생선알이 들어가 있는 계란말이. 도쿄 쪽은 단맛이 강하지만, 오사카는 안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간장을 찍어 먹는게 맛있다고... 내가 가운데 부분만 안먹으니까 또 계속 먹으라고 해서 처음으로 생선알도 먹어봤다... ㅠ.ㅠ

 

 

 

교자... 매운맛을 내는 라-유를 간장에 넣어서... 맛있었다.

 

 

 

생맥주를 한잔씩 마시고, 소다수를 섞은 매실주를 한잔 마시고, 히데군도 나도 얼굴이 빨개져서, 히데군은 우롱차를 한잔 더 마시고, 마지막으로 난 복숭아맛 나는 술, 히데군은 키위맛 나는 술을 시켰다.

쥬스 같은데 알콜 함량은 맥주랑 똑같다면서, 나쁜 남자들은 안취한다고 속이고 잔뜩 먹여서 이상한데로 끌고가니까 조심하라고... ㅎㅎㅎ 어찌나 입만 열면 핑크네타 뿐인지... ㅋㅋㅋ

 

11시도 넘어서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날밤 오사카엔 단시간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고 뉴스에 나왔다... ^^;;

그리고 호스트바나 유흥업소가 몰려있는 골목을 견학(?)시켜 주고, 다음주 한국에 오면 자기도 유흥가 구경 시켜달라면서... ㅋㅋ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방송국 취재가 있었음에도 날 위해 밤 늦게까지 같이 놀아준 착한 히데군!!!

2년 반 만에 다시 만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서 좋았다.

결국 난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교토에 가려고 했으나, 못마시는 술을 퍼마신 관계로 늦잠을 자서 7시에나 일어났고, 기온 마쯔리는 그냥 포기했다. 전날 뉴스에서 본 수많은 인파도 무섭고, 머리도 아프고 온몸이 쑤셔서... ^^;;

 

타키가와 아저씨랑 점심을 먹기로 약속한 것도 있어서 포기했는데, 전화 연락이 안되어서 이도저도 아니게 어정쩡하게 우메다 한큐백화점과 신사이바시 갭 매장을 쏘다니다 공항으로 간 어처구니 없는 일정이... ㅠ.ㅠ

 

26일 목요일에 3박4일 일정으로 히데군이 서울에 온다. 놀러오는 것은 아니고, 호텔 관련 일로 견학이라 해야 할지... 여튼 대학 교수들과 호텔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과 단체로 오는 모양이다. 일정을 아직 몰라서 얼마나 개인 시간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한번은 만나겠지. 서울에 오면 야키니쿠 사주기로 했는데... ㅎㅎ 맛있는 가게 알고 계신 분들은 소개해 주세요~~~ 유흥가 골목도... ㅋㅋ

 

 

※ 히데군 에피소드

2005년 히데군과 처음 만났을 때 나에게 불쑥 던진 말

니 몇살이고? (호주 어학연수 때 사귄 한국 친구들이 부산 출신이라 사투리를... ㅋㅋ)

오느루밤 너를 보내기 시로... 나랑 자자... ㅠ.ㅠ

(무슨 뜻인지도 알고 농담으로 하는 말. 이런말 하면 큰일난다니까 "변태?" 이러는... ㅋㅋ)

메모지에 자기 이름을 한글로 적을 때는 "히데님"이라고 적는다. 자기 이름에 "님"은 쓰면 안된다니까,

아는데 그렇게 쓰면 한국 여자애들이 모두 박장대소를 한다면서, 자기가 쓰는 기술이라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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