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카와행 18:21 보통열차. 그나마 한칸짜리 열차 마저도 썰렁하다.

 

 

 

차장 없이 한명이 운행하는 열차라서 버스 타는 것과 똑같이 정리권 뽑고 전광판에 있는 대로 요금을 내고 내리면 된다. 나처럼 패스 사용하는 사람은 패스를 보여주는 것으로 그냥 통과...

 

 

 

19:09 아사히카와에 도착했다. 원래 맨 처음 계획대로 였으면 아사히카와에서 2박을 하고 비에이와 아사히카와를 둘러보는데 하루를 더 투자할 계획이었는데, 리시리와 레분에 가기로 일정을 바꾸는 바람에 아사히카와는 그냥 스쳐지나가는 곳이 되었다.

 

 

 

미리 검색해 두었던 아사히카와의 북오프에 들르기 위해 역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다.

북오프의 약도를 프린트해 왔는데, 역 앞에서 가까운 듯 한데 못찾겠는거다. 젊은 남자한테 물어보니 역 근처가 아니라 엉뚱한 곳이었다. 걸어가려면 조금 시간이 걸리는... 귀찮아서 관뒀다.

 

 

 

역 간판이 특이한 아사히카와 역

북오프에 못 간 대신 타워레코드에 삿포로에서 사지 못한 CD가 있나 싶어서 전화를 하려고 하는데, 동전이 되는 전화기가 하나 뿐인데 한 아주머니께서 계속 사용하신다. 긴 통화가 끝나시더만 또 전화를 걸려다가 뒤에 서있는 날 보더니 옆에 전화기 있는데 왜 기다리냐는 식으로 쳐다본다. 카드는 없고 동전 뿐이라고 했더니 자리를 비켜주셨다. 옆에 있는 전화기는 카드만 되는 거였거든... CD 찾느라 시간이 걸려서 120엔이나 넣었는데 결국 내가 찾는 CD는 없었다.

 

 

 

다음 특급 열차가 20:00에 있어서 지정석 표를 발권받았다. 20:00에 출발하는 열차는 슈퍼 화이트 아로우 32호(ス?パ?ホワイトアロ?32?) 1번홈이고, 20:30에 출발하는 열차는 라일락 22호(ライラック22?) 2번홈이다.

 

 

 

내가 타고 갈 특급열차 슈퍼 화이트 아로우... 일본에서는 열차를 골라타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아사히카와 → 삿포로행 지정석 열차표. 4호차 10번 D석(창가)이고 금연차량이다.

예매할때 창가, 금연석 등 원하는 자리를 말하면 빈좌석이 있으면 최대한 원하는 좌석으로 골라준다.

왼쪽, 오른쪽 방향도 지정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전망 좋은 방향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좌석 배치도 책까지 찾아가며 정말 열심히 찾아준다. 솔직히 감동받았다.)

 

 

 

패스를 가지고 있다면 조금 귀찮더라도 지정석을 예매하는 것이 좋다. 때에 따라서는 좌석이 없을 경우도 있고, 이번처럼 자유석과 지정석의 좌석이 다를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비가 와서인지 시간이 늦어서인지 사람이 별로 없다.

 

 

 

좌석은 꽤 편했다. 특히 앞 뒤 빈 공간이 넓어서 다리가 안 아파서 좋았다.

 

 

 

1시간 20분 정도 걸려서 20:20에 삿포로역에 도착했다.

 

 

 

아오모리로 떠나는 특급 하나마스 열차가 5번홈에서 출발한다는 안내이다.

카펫트에 누워서 갈 수 있다는 그 열차... 언제 한번 타고보 싶은데 예매하기가 어렵다니...

 

 

 

일단 저녁을 먹으려고 역 지하에 있는 상가로 내려왔다. 한국 음식점이 보이길래 이게 왠 횡재냐 하고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는데, 영업 끝났다고 한다. 9시도 안되었는데, 한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구!!! 나를 내쫓더만 저렇게 셔터를 내리기 시작했다... ㅠ.ㅠ

 

 

 

결국 나의 선택은 로손편의점의 390엔짜리 야키우동 벤또... ^^;;

일본 음식을 누가 싱겁다 했는가... 도무지 짜서 먹을 수가 없었다. (거의 먹는 음식의 70%는 짜다.)

대충 조금 먹고, 원래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는 목욕탕에 가려고 삿포로 역에서 가까운 목욕탕 약도까지 챙겼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갈 수가 없었다. (열차 타고 1정거장 가야 함)

그냥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야간열차를 타야하기 때문에 편한 추리닝으로 갈아입고 역 대합실에서 빗물에 퉁퉁 불어터진 발을 말리며 열차시간을 기다렸다. 첫날에 사둔 아라시고토가 있어서 그거 읽느라고 지루하지 않았다. 귀여운 아이바군의 어린시절 얘기를 읽으며... ㅎㅎ

 

 

쿠시로행 23:10 특급 마리모가 6번홈에서 출발한다.

 

 

 

이게 오늘밤 내가 자야 할 야간열차 마리모다. 23:10에 출발해서 쿠시로에 도착하면 05:50이다.

그럼 다시 아바시리행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옆에 서있던 이 열차는 사로베츠호이다. 특이하게 일본식 좌석으로 된 자유석 차량이 달려있다.

그 모습은 나중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

 

 

 

쿠시로행 야간열차 마리모 지정석권.

 

 

 

4호차 일부는 여성전용석으로 운행되고 있는데 차량 1칸 전체가 여성전용은 아니고 반만 해당된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좀 많다. 원래는 통로쪽 B석이라서 내 옆에 다른 일본 여자랑 같이 앉는 자리였는데, 출발하고 보니 빈 자리가 많아서 다른 자리로 옮겼다. 모르는 사람과 둘이 같이 앉아서 밤새도록 간다는 것은 조금 무리이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나라 군용모포 같은 것도 가져다가 덮는다. 출입구 쪽 선반에 보면 몇개 있는 것 같았지만, 난 한국에서 가져간 무릎담요를 이용했다(작년 큐슈에서 야간열차 탔을 때 너무 추웠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나름 준비를 해갔다). 이날은 정말 힘들었다. 비에 젖어서 춥기도 하고, 많이 걷고 자전거도 타서 다리도 굉장히 아팠다. 한국에서 가져간 파스를 다리에 덕지덕지 붙이고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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