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2007/04/28 (토) 닛코① 신쿄-(神橋)
4월 말 바야흐로 완연한 봄인데 패션이 참 개성이 넘친다. 벙거지 모자에 까만 반스타킹도 부담스럽고... ㅎㅎ 일본의 패션은 우리나라처럼 너도나도 무작정 유행을 따르는 경향이 적어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지루할 틈이 없을 만큼 개성이 강하고 다양하다.
닛코로 가기 위해서 키타센쥬(北千住) 역으로... 왜냐하면, 닛코로 가는 방법은 JR과 시테츠인 토부닛코센(東武日光線)의 두가지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데, JR패스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은 JR 보다는 시테츠를 이용하는 편이 싸기 때문이다. 토부 닛코센은 아사쿠사(浅草)에서 출발하지만, 내가 있는 곳에선 아사쿠사 보다는 기타센쥬로 가는 편이 편하기 때문에 난 기타센쥬로 슝슝~~~
(신주쿠교엔마에역에서 국회의사당앞역까지 가서 치요다센으로 환승하면 된다. 기타센쥬까지 230엔)
일찍 일어나서 지하철을 타고 환승도 하고... 치요다센으로 환승한 다음 난 자버린거다. 번쩍 눈을 뜨고 급하게 내린 다음 역 밖으로 나갔다. 토부닛코센 역을 찾을라고... ㅎㅎㅎ 지하철 긴자센 아사쿠사역을 나가면 토부전차(東武電車)라고 큰지막하게 간판을 내건 토부 아사쿠사역이 보인다고 가이드북에서 읽은 기억이 난거다. 당연히 키타센쥬에서도 역이 따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거다. 역 밖으로 나갔지만 그 어디에도 역 비스무리한 것도 안보이고... 매점 앞에서 신문을 정리하고 계신 아저씨한테 토부닛코센역을 물어봤지만 무슨 소리냐는 듯한 표정... 근처에 역이 있다면 그런 표정은 나올 수가 없는거다.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역이름을 확인하니 내가 내린 곳은 기타센쥬가 아니라 그 다음역인 아야세역... ㅠ.ㅠ 졸다가 지나친거다.
시계를 보니 시간도 별루 없공... 닛코를 갈때 급행이나 특급은 시간은 별로 차이도 안나는데 요금은 거의 2배나 비싸기 때문에 쾌속을 타는게 제일 좋다. 다만 1시간에 1대꼴로 뜨문뜨문 다니는 것이 문제...
난 7:21 쾌속 열차 타야만 하는데... ㅠ.ㅠ
미친듯이 기타센쥬 방향 지하철을 타고, 기타센쥬 역에 내리니 그냥 플랫폼만 바꿔서 갈아타는거다.
순간 또 머릿속에 대혼란... 표는 키타센쥬까지 지하철 요금표만 끊었는데... 닛코미니프리패스도 사야하는데... 플랫폼엔 벌써 열차가 서있고, 역무원 아저씨는 계속 뭐라뭐라 확성기에 대고 방송만 하고 난 쳐다봐주지도 않고... ㅠ.ㅠ 어쩔 수 없이 냅다 그냥 열차를 탔다. 뭐 도착하면 어떻게 되겄지... ㅎㅎ
전날 카구라자카에서 산 펫코짱을 아침 대신 먹어주시고, 난 또 깊은 꿈나라로.... 2시간은 걸리니까...
닛코에 갈때는 열차 탑승에 주의해야 한다. 중간에 시모이마이치(下今市)역에서 앞 1번과 2번 차량은 닛코로 가지만, 3번과 4번 차량은 분리되어 다른 곳으로 가므로 확인하고 타도록 하자.
우여곡절 끝에 토부닛코역에 무사히 도착. 요금 정산기가 없어서 역으로 들어서는 곳에서 아주머니 역무원들이 수동으로 요금을 정산해 주신다. 닛코미니프리패스를 사고 싶다니까 역 안에 인포메이션에서 사면 된다고 하신다. 그래서 난 요금 정산은 일단 안하고 패스...
인포메이션에 가니 벌써 사람들이 꽤 있어서 줄을 섰다가 물어보니 그건 도쿄에서 출발할때만 구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개찰구 나올때는 패스 살거라니까 그냥 보내줬는데, 여기서 패스를 안팔면 어쩌라는건지...
그래서 난 1,320엔이 드는 닛코를 공짜로 그냥 오게 되었다. 내가 떼어먹으려고 한건 아니었어요... 흑~~
의외로 닛코에 오니 가이드북에는 없는 여러가지 패스들이 많이 있었다. 내가 고른것은 쥬젠지 호수까지 버스를 2일동안 무제한 타는 쥬젠지 온센 프리패스... 2000엔이란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이게 이득이다. 인포메이션에서 지도를 챙기다가 한국 관광객을 만났는데, 이것저것 물어봐서 알려줬는데도 믿지를 않더군. 자기네는 절이 몰려 있는 곳만 보고 쥬젠지 호수만 볼거라고 해서, 마침 밖에 버스가 서있어서 저거 타고 내려서 절 보고 다시 버스 타고 호수로 가면 된다고 했건만, 절에서 다시 역으로 돌아와서 호수로 가야 하냐고 삽질을... ㅠ.ㅠ 그래서 아니라고 절에서 그냥 또 버스타고 안으로 더 들어가면 된다고 몇번을 말했건만, 그 일행에 계신 여자분 끝까지 못 믿으시고 계속 역으로 되돌아오는 소리만...
그럼 그렇게 가시던지... 믿지도 않을거면서 왜 자꾸 물어보냐구요~~~
9:40 버스가 출발하려고 해서 난 그냥 버스 시간되었다고 말하고 가버렸다.
하마터면 나만 버스 놓칠 뻔 했다.
첫번째 목적지인 신쿄-(神橋)에 내렸다. 아라시 콘서트 티켓을 전해줘야 하는 학생한테 공중전화로 전화를 하고... 입장권을 사고(300엔)...
사진은 나데이시(なで石)라고 한다. 쓰다듬는 돌이란 뜻으로 저거 쓰다듬으면 뭐 또 어딘가에 좋은거겠지... ㅎㅎㅎ
기념으로 나도 한번 쓸쩍 쓰다듬어 줬지만 돈은 안 줬다... ^^;;
신쿄- 입구에 있는 작은 사당에 때마침 제를 올리고 있었다. 매일 아침 하는 듯...
음식을 올리고 절을 하고... 뭐 그런거다.
예전엔 이 다리를 건널 수 있는 사람은 장군, 승려, 칙사 정도로 제한되었고, 마츠리 등 특별한 때가 아니면 일반인은 건널 수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입장료 단돈 300엔만 내면 누구나 OK... ㅎㅎ
하지만 사진에서 보이듯 인공적인 냄새가 물씬 풍겨서 300엔도 아깝다. 그냥 입구에서 기념사진이나 찍으면 충분할 듯...
바로 이렇게 기념사진이나 찍으시길... ^^
입장권 파는 곳에 계신 아저씨가 다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어주시고, 가이드북과 지도를 보시며 이것저것 여러가지 설명을 해 주셨다. 그래서 그나마 300엔이 아깝지 않았다.
신쿄-에서 도로만 건너면 본격적인 닛코의 세계문화유산 관광이 시작된다.
세계유산 닛코의 신사와 절...
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도 다 못 본 주제에 일본에선 꽤 여러곳을 가본 듯 하다.
계단은 싫지만, 돌계단이 이쁘고 특히 가운데 물이 졸졸 흐르는게 맘에 드니까 참아주겠어... ^^
아침부터 처음 일본에 왔을 때도 안하던 삽질을 한꺼번에 몰아서 해주시고...
여튼 우여곡절 끝에 본격적으로 닛코를 돌아보자구~~~ 근데 아침도 안 먹었구나... T.T